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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논객 정규재의 시원한 돌직구
제목 보수 논객 정규재의 시원한 돌직구
작성자 오대석 (ip:)
  • 작성일 2015-04-16 16: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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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664
  • 평점 0점

'정규재TV'는 시사 사건들에 대한 논평, 고전 읽기, 극강, 기타 교양물들로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정규재 외에 강규형, 현진권, 이영훈 교수가 출연한 동영상들은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다. 정치 현안 이슈들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정치인 안철수에 대한 논평들은 '정규재TV'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데 크게 일조했다고 할 만큼 많은 인기를 끌었다. 개국 2년을 10여일 앞둔 지난 2월초 정확하게 1천만 뷰가 넘어선 '정규재TV'는 스스로 진보를 자처하고 있다. 진정한 보수야말로 개혁적이라고 주장한다.

 

 

'마음 속에 촛불 하나'라는 간절한 심정으로

 

 

남대문 시장으로 나가 구입한 카메라, 논설위원실 내 회의용 탁자. 이것이 '정규재TV' 방송 시작을 위한 준비의 전부였다. 자신도 잘 모르는 주장들에 열을 내고 있는 방송 기자들, 마치 앵무새들처럼 멋들어지게 연기하는 일부 앵커들, 오랜 기간 동안 독점하며 제멋대로였던 정치 연예 잡담 방송사들 등 이 모두가 대중의 인기만을 의식해 미사여구美辭麗句식 단어들만 내뱉고 있었다. 이에 누구라도 촛불 하나는 켜고 서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라는 간절한 몸부림으로 발을 내딛은 것이 바로 '정규재TV'였다고 저자는 서문에서 밝힌다.

 

저자 정규재는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30년 넘게 기자 생활을 한 늙은 기자이기도 하다. 전업주식투자자로 지낼 무렵, 한국경제TV의 앵커로 활동하던 그를 처음 접했던 나는 그의 첫인상을 묻는 내 아내에게 이렇게 표현했다. '된장뚝배기 맛이다!'

 

지식이 있는 방송, 교양이 있는 방송, 생각할 무언가가 있는 방송을 해보자는 목표로 시작했다. 직업도 나이도 다양한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된 교양물에 목말라하고 있다는 사실이 마침내 확인되었다. 한편의 길이가 5분만 넘어도 시청자들이 절대 보지 않는다는 속설을 깨고, 때로는 30분도 넘는 분량의 '정규재TV' 동영상을 열광적으로 시청한다는 사실이다.

 

유튜브에 보관된 '정규재TV'의 프로그램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않아 늘 아쉬웠는데, 중요 이슈들을 보기 쉽게 분류, 정리해 책으로 출간했다. 기존 방송 내용에다 추가로 저자의 팁이 가미되어, 더욱 심도 있는 논평을 만날 수 있다. 또한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오프라인 토크콘서트와 Q&A까지 수록해 재미를 더했다.

 

 

 

 

책은 모두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낭만주의적 무지'로 시작하여 '오류가 낳은 치명적 결과'를 거쳐 '촌철살인 경제논평'으로 끝이 난다. 별도로 '초여름 밤의 토크콘서트'와 '정규재에게 묻는다'를 부록으로 싣고 있다. 굳이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으며 기초연금, 복지, 양극화, 가짜 멘토, 지하경제 양성화 등 관심있는 이슈를 찾아 궁금증을 해소하면 된다.

 

 

"이제 2030들이 선택해야 합니다. 아직도 자본주의를 깨부수고 보편적 복지를 해서 행복하게 살아보자는 낭만주의에 빠져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자신들의 미래를 갉아 먹는 꼴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무상 급식하자, 대기업을 없애자, 등록금을 공짜로 만들자, 서울대를 없애자 등등 마치 천국이 열릴 것처럼 우리의 낭만성을 자극하는 주장들. 그들이 말하는 천국은 정말 실현가능한 것일까? 이에 대해 저자는 우리 사회에는 거짓말을 퍼뜨리는 '가짜 멘토'가 대단히 많아, 이런 가짜들이 퍼뜨린 잘못된 버릇 중 하나가 가능한 한 사이비 종교적 질문들을 하도록 하고 결국엔 젊은이들을 나약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는 거침 없는 직구를 던진다. 학자, 공무원, 법조인, 종교인, 대중적 멘토 등 어떤 대상도 비켜가지 않는다. '돌직구' 말이 전혀 무색하지 않은 그의 어법, 비판, 주장은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자신만의 확신 탓이다. 이는 모두 폭넓은 독서를 토대로 정확한 사실fact에 바탕을 두기 때문이다.

 

'도시'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면 대개는 '인간 소외' 연상한다. 즉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몰인정함과 비정함을 먼저 강조하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도시가 우리 인간을 얼마나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애써 눈을 감는다. 반면에 시인을 자처하는 이들은 자신도 도시에서 많은 혜택을 누리고 살면서 도시 자체를 부정적 이미지로만 그려낸다.

 

도시는 문명 그 자체이다. 도시에는 자유가 있고, 일자리가 있다. 도시가 크면 클수록 직업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일자리도 증가하며, 생활에 필요한 상품의 종류도 늘아난다. 물론 도시엔 비정한 측면도 있다. 인정이 없고 쓸쓸하고 외롭고 고독할 수도 있다. 동일한 인구 수의 공동체일지라도 도시와 농촌의 문명 수준은 분명 다르다. 따라서 도시를 호불호好不好로 얘기할 성질의 것이 결코 아니다.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도시 자체를 아주 부정하는 사고방식을 가진 전형적인 편향적 인물이다. 지난해, 난데없이 영등포 시장통에 반값식당을 차리겠다고 선언했다. 영등포역 부근을 배회하는 노숙자와 빈곤층을 위해 서울시가 건물을 매입해 식당을 차리고 요리사의 재능기부를 받아 2~3천 원 정도의 식사를 제공한다는 그럴듯한 제안이었다. 이에 서울시는 1억 8천만 원을 투입했지만 영등포 1호 반값식당을 오픈하지도 못하고 석달이나 방치하고 말았다. 왜 그랬을까?

 

서울시 1호 반값식당인 '협동나무 저축식당'

 

 

이는 당연한 결과다. 주변에 있는 다른 식당들이 가만히 있겠는가? 한마디로 경제나 시장을 이해하지 못한 무지의 소치였던 셈이다. 반값식당 때문에 상권이 큰 위협을 받게 되었는데 영세 식당업주들이 가만히 있겠는가. 덩달아 지역주민들도 마찬가지였다. 노숙자들이 몰려들면 주거환경이 더욱 열악해 진다고 핏대를 올릴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이는 박원순 시장의 포퓰리즘이다. 순진한 눈빛을 하면서 유권자의 표를 얻어 장기집권하려면 좌익정치가일 뿐인 것이다.

 

현재 만들어진 협동조합이 서울에만 1,300개다. 협동조합법 제 10조 2항을 보면, 정부가 돈을 댈 수 있도록 해놓았기 때문에 설립붐이 생겨났다. 협동조합에는 사회적 협동조합도 꽤나 된다. 얼마 전엔 서울 망원동 등지에서 동네 문구점 협동조합이 대형마트 출점 거부운동을 펼쳤다. 이는 이미 협동조합이 아니라 지역이기주의를 만들어내는 정치 운동인 셈이다.

 

박원순 시장의 계획은 더 어처구니가 없다. 민간인 매칭 펀드 1천억원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서울시에서 500억을 내고, 민간에서 500억을 내서 펀드를 만든다는 얘기다. 여기서 민간은 누구일까? 아마도 삼성전자나 현대차에 가서 협찬을 요구할 거다. 그렇다면 이 돈은 어디로 갈까? 자기 편을 드는 조합으로 흘러들어 갈 것이 자명하다. 협동조합 목표가 8천개다. 민주당은 아예 지자체가 출자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한다. 이는 한마디로 도시를 파괴하자는 거다. 한국의 경제를 완전히 정치적으로 개편하자는 무서운 생각인 것이다.

 

기초연금이란 하위 70%인 390만 명의 노인에게 월 20만 원씩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기초연금에 던지는 도덕철학적 문제'를 살펴 보자. 기초연금은 2002년 대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당시 노무현 후보가 "그게 무슨 국민연금이냐, 용돈연금이다"라고 정치공세를 펴고 당선됐다. 이후 정치권의 어느 누구도 국민연금이라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못 달게 되었다. 당연히 조롱받고 정치적 공세를 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초연금의 본질적인 문제, 즉 민주당은 모든 노인에게 20만 원씩 주라는 주장이다. 국민이므로 무조건 국가에게 20만 원씩 달라고 주장하는 꼴이다. 과연 옳은가? 경제적 기회를 얻지 못한 노인 빈곤층에게 자식을 대신해서 국가가 복지사업을 펼친다는 것이 본래의 취지인데, 가난하거나 말거나 모두에게 준다는 것이다. 예로 부터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싫어할 사람은 분명 없을 것이다.

 

앞으로가 문제다. 대통령 선거할 때마다 후보들은 이 돈을 올리는 경쟁을 할 게 뻔하다. 많이 주겠다는 정당에 유권자는 당연히 표를 던진다. 빈곤 노인에게 사회적 부조의 손길을 내밀어 주고, 이를 받는 이들은 고맙게 여겨야 한다. 그런데, 이젠 당연한 권리로 바뀌는 것이다. 심각하다. 재원은 누가 만드나? 이 또한 국민의 몫이다.    

 

스웨덴 같은 나라도 기초연금은 국민의 45%에게만 지급한다. 우리는 지금 '하위 70%'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게 말이 되나? 국민 대다수가 포함되는 70%를 '하위'라고 말하는 것은 분명 어불성설이라고 저자는 비판한다. 분명히 언어적으로도 모순이다.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대형마트 규제가 실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대형마트가 그토록 '악의 축'인가? 흑백논리에 사로잡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 규제의 폐지를 말하면 대자본 편을 든다고 화부터 먼저 낸다. 감성이 이성을 이기는 케이스다. 물론 골목상권이 어려워진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순기능도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산업의 발전 방향이다. 무엇이든 단순함으로부터 복잡함으로 진화하는 법이다. 골목 구멍가게가 대형마트로 대체되는 것은 분명 진보이다. 구멍가게가 조금 많을 경우 2천 가지 정도의 상품을 취급하는 반면 대형마트는 7만 가지 이상이다. 품목의 수가 많다는 것은 단순히 숫자가 늘어나는 것 이상으로 질적으로 달라진다는 의미이다. 즉 품목을 다루는 직업 자체가 많아짐을 뜻한다.

 

지금은 버스 안내양이 없다. 버스카드와 기계로 대체된 탓이다. 버스 안내양이 모두 실직된 것으로 비쳐질 수 있을 것이다. 아니다. 카드 만드는 회사와 소프트웨어 회사가 생기면서 오히려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겼다. 이것이 바로 문명의 진보이다. 과거에는 직업의 개수가 적었지만 문명이 진보할수록 일자리는 더욱 다양해졌다.

 

대형마트의 규제는 자영업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민노총이 만들어지고, 현장 노동자들이 사장의 목에 줄을 매달고 끌고 다니면서 파업하다 보니 제조업이 꺾이기 시작했다. 때마침 중국이 개혁개방을 단행하자 생산성이 쳐지는 제조업은 죄다 중국으로 옮겨갔다. 그러다보니 일자리가 없어져 자영업의 대폭발이 생긴 것이다. 사실 후진국일수록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다. 한국보다 비중이 더 높은 나라는 터키, 멕시코, 칠레 정도이다.

 

자영업 문제를 해결하려면 안정된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지 이를 해결하지 못한 채 아무리 대형마트를 규제해봐야 상황은 더 악화될 뿐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자영업 문제의 본질은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空洞化에 있는데도 엉뚱한 데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재래시장 및 골목상권 살리기 캠페인을 벌이지만 왜 효과가 없을까? 정찰제가 아니고, 카드 사용이 불편하고, 반품도 안 되고, 비오면 질척거리고, 불친절하고, 야간엔 장사도 않는데 누가 가겠는가? 한편,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신선식품 농가들은 생계 위협을 받는다면서 이 규제를 풀어달라고 한다. 이를 충족해주는 것이 새로운 문화이자 삶의 진보인 것이다.

 

 

'서울 시장의 자격', '기초연금에 던지는 도덕철학적 문제', '누가 인문학을 말씀하시는지', '청년 미래 저당 잡힌 복지국가의 출발', '경제가 민주화의 대상인가', '가짜 멘토들의 행복론' 등 사람이기에 쉽게 유혹당하고 빠지는 낭만주의적 무지의 함정을 날카로운 논리로 다루고 있다. 짧은 논평을 읽듯이 내려가다 보면 무릎을 치게 된다. 어처구니 없는 나의 무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가짜 멘토들은 오히려 청년들을 나약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너희들이 세상을 고민하도록 해서 정말 미안하다면서 눈물을 짜냅니다. 소위 멘토라는 사람들이 청춘을 위로하려고 드는 과정에서 시도 때도 없이 종교적, 주관적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겁니다. 그런 것들은 오히려 세상을 직시하고 거친 파도를 헤쳐 가도록 하는 데 방해가 될 뿐입니다.   

 

 

 

 

 

우리는 이런 기사를 흔히 접한다. '삼성 전체 매출이 한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이다. 여기에 현대차를 합치면 35%다. 10대 그룹 매출은 GDP의 무려 77%를 차지한다. 소수 기업이 앞서가는 바람에 경제력 집중은 물론 사회 양극화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 국민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 전체 GDP 1,300조 원 중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한 77%가 나머지 기업이거나 나머지 국민이구나. 현대차까지 합치면 65%구나. 야, 근데 이 23%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더라. 대한민국 GDP라는 목욕탕에서 삼성이라는 큰 고래가 자리 잡고 있어서, 우리의 자리가 좁아지고 있구나.

 

이는 GDP와 삼성전자 매출을 오해해서 생기는 오류인데, GDP라는 것은 부가가치의 합이다. 예를 들어 1,000원짜리 빵을 판매한다고 하면, 빵을 만드는 재료부터 판매까지 생산 단계 전체에서 생성된 부가가치만 남긴 것을 말하는 거다. 작년에 빵을 800원어치 팔았는데, 올해 1,000원을 팔았다면 200원이 바로 부가가치이다.

 

실제로 작년 우리나라 전체 GDP가 1,300조 원이었다, 그러면 여기서 1,300조원은 이전에 비해 더 늘어난 가치value added이다. 기업의 매출액하고는 다르다. 그렇다고 매출액의 증가분이 부가가치 증가분도 아니다. 부가가치의 합인 GDP와 총 판매액인 매출액은 직접 비교가 불가능하다.

 

"이런 엉터리 분석이 횡행하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통계를 잘 몰라서이기도 하지만 경제력 집중을 과장하려는 숨겨진 의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의 온갖 규제 논리는 알고 보면 이런 사이비 통계와 무지를 근거로 번창해온 겁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무지에 근거한 착각이 사회 통념이 된다는 점입니다"

 

 

최근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삼성 그룹이 되레 한국 경제에 위험 요소라는 주장이 나왔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쇼크를 계기로 삼성에 대한 한국 경제의 절대적인 의존 구도가 표면으로 떠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핀란드 경제를 이끌던 노키아의 사례를 들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통계를 가지고 장난치면 곤란하다. 경제력 집중의 원인이라면서 이들을 규제하라고 주장한다. 공부 잘하는 학생한테 성적을 더 이상 올리지 말라는 요구와 같다.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메카였던 미국의 유서 깊은 공업 도시 디트로이트시파산 신청을 했다. 1960년대만 해도 인구 200만 명이 넘었던 도시가 지금은 70만 명 정도이다. 중산층이 다 빠져나가고 빈 집이 늘어 밤만 되면 을씨년스러운 도시 풍경이 펼쳐진다고 한다. 심지어 '타산지석'이라는 교훈을 배운답시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난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활발하게 돌아갈 때엔 미국의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세 기업이 삼각편대를 형성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을 완전히 장악했었다. 강력한 경쟁력을 자랑하던 GM이 도요타, 닛산 등 일본 자동차의 미국 진출에 충격을 받아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에 GM은 2009년 파산한 후 구조조정을 거쳐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다.

 

제조업의 강성 노조는 쥐약이다. GM의 파산도 시장경쟁력에서 밀린 탓도 있지만 사실은 강성 노조의 탓이 더 크다. 현재 디트로이트시에 GM의 공장은 아예 없다. 포드도 사륜구동차 체로키 공장만 남고 모두 해외 또는 남부로 이전했다. 자동차 회사들이 떠나자 디트로이트시의 운명도 함께할 수밖에 없었다.

 

GM의 파산으로 실업률은 높아지고, 빈집이 늘어나 부동산 가격도 떨어지고, 세수稅收가 줄자 도시 재정에 막대한 타격을 가하게 된 것이다. 당시 시 공무원의 복지제도도 엄청 후했다. 퇴직 경찰관, 퇴직 소방관들의 연금을 주는 데 전체 인건비의 83%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2008년부터 세수가 매년 1억 달러 이상씩 감소하면서 현재 디트로이트시의 부채는 약 20조 원을 상회한다.

 

한국에서도 많은 도시들이 죽었다 살았다 하고 있다. 목포, 광주 등은 일제 때 개항 이후 매우 잘 나가다가 많이 죽었다. 현재 한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도시는 울산시다. 여기엔 현대 중공업이 있어서다. 지역내 총생산이 5만불이다. 울산은 서울 강남 못지않은 수준이다. 삼성조선과 대우조선이 입주했던 거제도에선 한때 길가던 강아지도 만 원권을 물고 다닌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였다.

 

도시는 기업이다. 기업이 떠나고 사람이 떠나면 도시는 무너진다. 그 살아있는 교과서가 바로 디트로이트이다. GM패망의 역사와 디트로이트시의 몰락을 통해 도시의 운명을 심도있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같다. 잘 나가는 울산지역도 강성노조의 파업이 연례행사다. 이 세상에 영원한 번영은 결코 없다.     

 

 

초여름 밤의 토크콘서트(정규재, 조갑제)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언론의 문제점에 대해 대담를 나누고 있다

(5월 26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야외광장)

 

 

경제를 살리고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정치가의 역할이라는 것을 독일 국민들은 보여주고 잇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이 지난해 9월 독일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었다. 동독 출신이자 여성이며 최연소 후보라는 여러 가지 핸디캡을 극복하고 3연임에 성공했다. 얼마전 막을 내린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독일이 우승하자 현장에서 환호하는 장면이 전세계로 전파를 탔다.

 

메르켈의 압승은 독일 국민들의 선택을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근거도 없는 온갖 종류의 정쟁政爭거리로 허구한 날 싸움판을 벌이는 한국정치의 아픔을 더욱 뼈저리게 한다. 무늬만 새정치를 한다고 떠드는 구태작렬 야당과 거리를 둔 채 잔여 임기를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고심을 이해할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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